19세기 말 처음 국내에 정착되기 시작한 한국교회를 위해 순교한 선조들의 신앙과 정신을 기리는 한국기독교순교자 100주년기념관은, 순교신앙이라는 주제를 점증의 개념과 구심적 공간구성을 통해 발전시킨다. 경기도의 산 중턱에 위치한 본 건물은 오직 완만한 경사를 가지는 진입로를 통해 접근할 수 있으며, 이는 건물의 전면에 위치한 넓은 광장과 극적으로 대비된다. 대지의 느낌을 확장하는 듯한 황토색의 색감과 수평으로 확장된 매스가 인상적인 본 건물의 입구를 지나 홀에 들어서게 되면, 사다리꼴의 박공 유리지붕이 만들어내는 수직적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는 세속과 신속의 세계를 매개하는 영적 공간이다. 세상을 떠난 순교자들을 기리는 본 공간은 채워지기보다는 비워져 있으며, 이는 본 건물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담담한 분위기 속에서 성찰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