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콩고
Life #10

현대적으로 해석된 통합의 부락

콩고민주공화국 국립박물관

 

 

 

 

 

 

 

 

열대기후에 적합한 박공지붕들이 담장 너머로 옹기종기 솟아 있다. 친환경적인 모습에서 현지의 부락이 연상된다. 전통 주거 양식에서 유추된 다양한 형태의 지붕은 열대지방의 일사를 고려한 이중지붕의 역할을 한다. 그에 따라 전시공간도 다채롭게 연출되어 각기 다른 부족, 언어, 문화를 가진 국가를 상징하는 작업으로 이어져 있다.
이곳은 콩고민주공화국(DRC Democratic Republic of Congo, 이하 DR콩고) 최초의 공공문화공간인 만큼, 전통건축양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하되 지역적 특색이 잘 나타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전통을 현대적으로 소환해 놓은 전시공간은 지역색이 강하고 친환경적이다. 특히, 국가의 전력 수급 상황이 원활하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여 자연 채광과 자연 환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물을 보존하고 전시하는 데 불리한 기후 환경을 극복하고자 한 것이다. 나아가 단계별 냉방 시스템을 계획하여 장비를 선택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적은 에너지로도 쾌적한 실내 환경을 조성한다.
박물관이 시작되는 지점에는 기다란 일자 형태의 진입로를 중심으로 수공간과 작은 정원이 좌우 양측에 가지런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 또한 열섬 효과를 저감시키는 친환경적 요소다. 

 

 

 

 

가변성은 각 공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확 트인 로비와 복도 등의 공용 공간은 집회, 전시, 교육 공간 등으로 유연하게 사용될 수 있으며 필로티, 중정, 테라스, 회랑 등의 외부공간과 연계되어 규모 상의 한계도 극복하고 있다. 특히 필로티와 회랑은 강한 햇볕을 가려주어 휴식과 전시가 동시에 가능하고, 다양한 외부 활동과 어우러지며 증축 시에는 핵심 공간으로 활용될 가능성까지 내포한다.

 

 

건축물 전체의 이미지를 결정 짓는 외장재로 현지에서 생산 가능한 벽돌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DR콩고의 자긍심을 담고자 한 의도가 크다. 더불어 현지 조달과 시공이 쉬운 방법으로 증축 및 유지 보수를 대비한 것이다. 벽돌 유공 쌓기와 콘크리트 패턴 역시 전통 문양에서 유추된 요소로, 뜨거운 햇볕은 가려주고 각 매스에 채광과 환기를 높여준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재료와 척박한 자연환경을 이겨내던 토착민의 지혜를 빌어 건축물 전체에 통일감을 주고, 나아가 국립박물관의 위상에 맞는 상징성을 부여했다. 

 

 

아프리카 대륙의 대부분 국가들이 그러하듯 DR콩고 역시 여러 부족 간의 갈등의 역사가 오래되고 깊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초의 공공공간 건립에 가장 상징적이고 중요한 주제로 작용한 개념은 ‘통합’이다. 각 매스는 기능적으로 분절된 채 배치되어 있지만, 중앙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장변형의 공용부를 매개로 연결된다. 또한, 분절된 매스는 박물관 전체를 아울러 둘러싸고 도는 넓은 회랑을 통해서도 하나로 엮여 있다. 회랑을 통해 순환을 이루며 이어져 있는 동선 그 자체로 통합을 의미하고 소통을 유도하는 길이다.

이러한 상징은 외부에서 로비를 연결하는 직선형 진입로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하늘을 향해 열린 일자형 천창은 길을 따라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져 있다. 박물관을 찾는 이들을 처음으로 맞이하고 마지막으로 배웅하는 길을 걸으며, 모두에게 공평한 하늘을 바라보며 하나된 국가와 통합을 권면하고 다짐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프로젝트 설계팀 Team Leader와 CM 단장님의 이야기

 

 

건축주: 한국국제협력단(KOICA) 
위치: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 트리옹팔 거리
설계팀: 윤태웅(TL), 백의현(PD), 오영재, 김두현, 백혜정, 박정규, 이기홍, 박태희, 남보라 
CM: BAUM CM
현지설계사: Axess-Congo
사진 제공: KOICA
기사 제공: C3KOREA
편집: 정림 콘텐츠실

 

 

작품 개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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