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대덕 연구단지에 위치한 삼양사 그룹 연구소는 순백의 이미지가 특징적인 프로젝트이다. 20세기 네오 모더니즘을 연상시키는 본 작품은, 아이러니하게도 경제적 제한조건이 결정적인 디자인 모티브로 작용한 사례이다. 공사비가 평당 250만 원을 넘지 않아야 하는 조건은 노출콘크리트 건물 표면에 순백색의 마감이라는 실용적 대안을 고안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면의 철골 격자틀의 설치는 선일 연구소, 행정동, 그리고 삼양연구소의 세 동을 연결하는 통로의 역할을 하지만, 또한 흐트러진 단위건물들이 유발하는 산만한 분위기를 해결하고, 나아가 본 작품의 디자인 정체성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