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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03

반세기 성장의 밑거름이 된 외환은행 본점과 대구은행

정림건축의 기본을 되새기다 - 1

정림건축 성장의 밑거름, 외환은행 본점과 대구은행 본점

정림건축은 1967년 을지로 입구의 적산가옥에서 ‘정림건축연구소’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불안한 국내 정치 상황과 몇 차례의 경제 위기를 겪으며 꾸준히 성장한 정림건축은 현재 명실상부 우리나라 대표 설계사무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원동력은 ‘기본’이다. 탄탄한 기본 위에 새것을 얹으며 또 다른 50년을 만들기 위해 정림건축의 기본을 되새겨 보고자 한다. 지나온 50년, 만들어가야 할 50년!

정림건축의 수많은 프로젝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정림건축은 기본을 중시한다. 기본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고 도전하고 있다. 그 밑바탕에는 건축의 본질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깔려 있다. 건축설계사무소는 디자인 역량은 물론 기술력, 프로젝트의 효율적 관리, 건강한 조직 운영과 같은 핵심 역량이 잘 어우러져야 하는 집단이다. 이 요소들이야말로 ‘건강한 건축’을 완성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정림건축 역시 건강한 건축을 만들기 위해 핵심 역량을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정림건축의 기본은 대표적인 작품을 분석함으로써 유추해 볼 수는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과거 건축설계의 불모지였던 국내 건축설계시장에서 정림건축이 어떻게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성장해 왔는지 볼 수 있다. 또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현재의 건축설계시장에서 우뚝 서기 위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림건축의 기본을 잘 보여 주는 대표 작품으로 한국외환은행 본점(1977)과 대구은행 본점(1979)을 꼽을 수 있다. 이 두 프로젝트는 대규모 건축물이 많지 않던 1970년대 당시 은행건축의 새로운 유형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오랫동안 은행건축의 모범 사례가 되었으며, 정림건축이 현재의 모습으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정림건축의 힘, 도전 정신

한국외환은행 본점은 1973년 현상설계에서 당선되어 실현된 프로젝트이다. 설계팀은 대규모 건축물이 귀하던 시절, 도시와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하는지, 은행이라는 특수기능을 디자인으로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어떻게 에너지 절약을 실현할 수 있을지 등 건강한 건축이 갖춰야 할 요소를 우선 고려했다. 그 결과 한국외환은행 본점은 은행건축물의 모범 사례로 꼽히며 유사한 규모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프로젝트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대구은행 본점은 한국외환은행 본점을 기초로하여 지역의 환경을 고려하고 건축주의 요구를 부각시키는데 집중해 작업했다. 대구은행 본점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지역주민은 물론 건축주도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다. 그 후 정림건축은 약 20여 년 동안 구)한국장기신용은행본점(1975), 한국수출입은행 본점(1982), 경기은행 본점(1987), 전북은행 본점(1989) 등 여러 은행의 본점 설계를 진행하며 은행이 갖추어야 할 최적의 기능과 형태를 건축물로 구현해 은행건축의 유형을 만들어 냈다.

은행건축 사례에서 보이는 것처럼 정림건축은 새로운 프로그램과 새로운 유형의 프로젝트에 도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앞선 생각으로 끊임없이 연구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냈다. 국내 첫 번째 대규모 복합상업시설인 타임스퀘어와 중국 선양 롯데월드 등은 성공적인 해외 건축설계 사례로 복합시설 설계 및 해외 건축설계 시장 개척의 결과물이다. 또 2013년에는 1990년부터 프랑스의 칸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적인 부동산 개발 분야 박람회인 미핌 어워즈(MIPIM Awards)의 두 개 분야에서 파이널리스트(Finalist)에 이름을 올리는 성과를 냈다. 특히 2013년에는 45개국에서 175개 프로젝트가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중 36개 작품만 파이널리스트에 오를 수 있었는데, 첫 도전에서 두 프로젝트가 동시에 선정된 것이다.

도전정신과 함께 정림건축은 건강하고 효율적인 디자인을 위한 필수 분야인 친환경건축설계와 BIM설계분야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전문인력 확보 및 효율적인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실질적인 설계 과정에 적용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없는 정림건축의 도전정신을 이끄는 힘은 무엇인가? 정림건축의 ‘기본’은 무엇이기에 끊임없이 도전하게 하는가? 한국외환은행 본점과 대구은행 본점의 진행 과정과 결과물 분석을 통해 정림건축의 ‘기본’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정림건축은 변화에 대한 세밀한 분석을 통해 오랜 시간이 흘러도 생명력 있는 건축물이 되도록 노력한다.”
- 《대구은행 보고서》에서

“정림건축의 기본을 되새기다”, 《2013 정림건축 연감집》 발췌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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